역대 언더독 스토리: 챔피언스리그를 뒤흔든 팀들
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자본과 전통, 스타 파워를 두루 갖춘 ‘빅클럽’의 무대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하지만 대회 역사 곳곳에는 예상을 깨고 파란을 일으킨 언더독(underdog)들의 드라마가 숨어 있습니다. 이 글은 1990년대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체급 차이’를 극복하고 유럽 전역에 충격을 준 7개 팀의 여정을 조명합니다. 재정 규모, 스쿼드 가치, 리그 경쟁력에서 열세였음에도 빅네임을 쓰러뜨린 사례를 분석해 “언더독 돌풍”의 공통 분모와 오늘날 K-리그·평균 예산 팀이 배울 교훈을 제안합니다.
1. 1993-94 AS 모나코 – “압박과 전환이 가져온 돌풍”
1990년대 초 모나코는 리그앙 평균 관중 1만 명 남짓, 연봉 총액도 세리에A 빅클럽의 ⅓ 수준이었습니다. 사실상 ‘소규모 지역 구단’이었지만, 당시 지휘봉을 잡은 아르센 벵거는 하이라인 수비+전방 압박을 통해 볼을 강탈―3초 내 전진 패스로 마무리하는 패턴을 정립했습니다. 1993-94 UCL에서 모나코는 스파르타 프라하·갈라타사라이를 연파하며 4강까지 진출, AC 밀란(결승 우승팀)을 만나기 전까지 평균 볼 소유 41%라는 ‘비주류’ 스타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삽입 이미지 제안: 93-94 시즌 모나코 라인업 그래픽, alt = ‘아르센 벵거 시절 4-4-2 하이라인’)
2. 2003-04 FC 포르투 – “모리뉴의 전술연금술”
이 시즌 포르투의 스쿼드 가치는 당시 맨유의 40%, 레알 마드리드의 35% 수준이었지만, 조제 모리뉴는 3-2-2-3형 하이브리드 전술로 중앙 공간을 봉쇄하고 세트피스·역습을 극대화했습니다. △8강 맨유전(2차전 90+1′ 코스트차의 극장골) △4강 데포르티보전 ‘버스 세우기’로 원정 무실점, 결승에서 모나코(3-0)를 완파하며 자본 격차를 실력으로 극복했습니다. 포르투 평균 점유율 44%, 슈팅당 득점 효율 0.18(당시 대회 1위) 모리뉴는 결승 직후 “전술 지적재산만으로 유럽을 뒤흔들 수 있다”고 언급하며 EPL 입성 포문을 열었습니다.
3. 2005-06 비야레알 CF – “40 만 인구 도시의 노란 잠수함”
스페인 동부 소도시 비야레알은 인구도 작고 티켓 수입이 미미했지만, 로케니·세나·리켈메 ‘기술 삼각편대’로 **라리가 탈압박 1위(83%)**를 기록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데뷔 시즌에 맨유·인터 밀란을 제치고 4강까지 올랐고, 아스널과 2차전에서 리켈메의 PK가 레만에 막히지 않았다면 결승도 노려볼 뻔했습니다. (삽입 이미지 제안: 리켈메 PK 장면, alt = ‘비야레알 4강 2차전 결정적 순간’)
4. 2011-12 첼시 FC – “디 마테오식 버스와 ‘언더독’ 서사”
오일 머니 이후에도 UCL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던 첼시는 11-12 시즌 겨울 기준 EPL 6위, 감독 교체(안드레 빌라스-보아스→로베르토 디 마테오)로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디 마테오는 극단적 4-5-1 블록과 드록바의 ‘수직 피니시’에 올인—바르사(4강)·바이에른(결승)을 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제압, 자본에서도 우위였던 상대들을 꺾고 첫 빅이어를 들었습니다. 첼시 토너먼트 평균 xG: 0.86 vs 상대 2.05 수비 블록 30 m 이하 라인으로 두 줄 수비—역습 단 3패스 필살
5. 2018-19 AFC 아약스 – “키즈 리턴 + 토털사커 3.0”
연봉 총액 EPL TOP6의 20%에 못 미치는 아약스는 양 측면 풀백의 **‘인버티드 오버래핑’**과 데 용·더 리흐트 ‘BK(빌드-업&킵) 듀오’로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레알(16강 합계 5-3), 유벤투스(8강 합계 3-2)를 격파해 “키즈 리턴” 열풍을 일으켰고, 4강 토트넘전 막판 실점으로 눈물의 탈락. UCL 중계 시청률이 30% 가까이 급등하며 ‘언더독 마케팅’이 흥행 카드임을 증명했습니다.
6. 2020-21 FC 브뤼허 – “데이터 드리븐 스카우팅의 힘”
벨기에 클럽 최초로 16강 진출, 파리 원정 1-1 무승부 등 이변을 일으킨 브뤼허는 ‘머니볼’식 전력 구성의 전형입니다. 정책: 스카우트 예산보다 분석팀 인력을 두 배 투자—xG / xA / 프레싱 성공 위치를 ‘선수 포지션 프로필’로 표준화 결과: 바이백·재판매 조항 덕분에 이적 수익 3년간 1.5억 유로, 선수 판매→신입 영입→16강 수입으로 선순환 구조 확보
7. 2024-25 레알 소시에다드 – “바스크 DNA의 현대화”
현 시즌(2025년 5월 현재) 4강까지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소시에다드는 **유스 아카데미 점유율 65%**로 ‘최저 연봉 TOP4’라는 불리함을 극복했습니다. 이만올(AMA), 쿠보 다케후사, 브레이스 멘데스가 보여주는 ‘하프 스페이스 로테이션’은 포지션 드릴 훈련의 집약체. 1차 빌드-업을 좌우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수비리, 윙백 트라오레 택틱스로 평균 패스 수 755(대회 3위)를 기록하며 “패스 볼륨으로 체급을 눌러버린 언더독”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준결승 상대 맨시티를 꺾을 경우 21세기 최대 파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8. 언더독 돌풍의 5가지 공통 분모
전술 아이덴티티 명확화 – 빅클럽이 데이터·개인 기량으로 우위를 점할 때, 언더독은 ‘특화’ 1-2 패턴을 완성도 99%로 끌어올려 싸운다. 선수단 운영 효율 – 제한된 예산을 ‘필수역할’ 위주로 배분, 벤치 뎁스보다 전술 맞춤형 특수병기를 택한다. 리스크 감수·한계 인정 – 풀-컨트롤 경기(높은 점유율)를 포기, 상대가 익숙하지 않은 구간에서 승부를 본다. 유소년·데이터 투자 – 스카우팅 비용은 낮추고, 분석팀·유스에 투자해 장기적으로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구조를 완성한다. 서사성 & 팬 결집 – 언더독 서사는 글로벌 팬덤을 끌어들여 중계·MD 수익 상승→재투자 선순환을 만든다.
9. 결론
언더독 돌풍은 단순히 “공은 둥글다”는 우연의 산물이 아닙니다. 전술 완성도, 자원 효율,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삼위일체를 이룰 때 ‘작은 거인’이 탄생합니다. 이는 국내 K-리그·중소 예산 구단에도 유효한 공식입니다. 예산 격차를 탓하기보다는 ▲명확한 팀 아이덴티티 구축 ▲스카우팅·분석 인력 강화 ▲유소년-1군 일체형 도미노 시스템에 투자할 때, ‘국내판 언더독 스토리’ 역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언더독은 약자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고수다.” — 역사를 뒤흔든 7개 팀이 남긴 교훈입니다. 이제 당신의 구단(혹은 프로젝트)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