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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테크 2.0: 클럽 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이는 반자동 오프사이드·레프캠 혁명

2025 미국 클럽 월드컵은 심판 바디캠과 ‘업그레이드형’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SAOT)을 동시 시험한다. 기술 원리, 기대 효과, 우려, 향후 프리미어리그·월드컵 적용 로드맵까지 서사형으로 깊이 분석한다.

1. “VAR 2.0”을 향한 끝없는 논쟁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Video Assistant Referee)이 도입된 지 7년, 팬들은 여전히 “판정은 느리고, 투명성은 부족하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2024-25 잉글랜드 FA컵에서는 SAOT 테스트 첫 주에 시스템 오류로 판정까지 8분이 지연돼 비난이 폭주했다. thesun.ie FIFA는 이런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심판 시점(body-cam) 공개와 AI 기반 오프사이드 자동화라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32개 팀이 참가하는 2025년 클럽 월드컵(6월 15일~7월 13일, 미국 전역)은 이 ‘레프테크 2.0’을 실제 경기에서 검증하는 첫 메가 이벤트다. 

2. 반자동 오프사이드(SAOT) ― 어떻게 작동하나?

다중 카메라: 경기장 지붕에 설치된 12~16대의 4K 카메라가 초당 50프레임으로 29개 관절 포인트를 추적한다. 센서 내장 공: 시속 120km 이상에서도 0.01초 단위로 공 위치를 송출한다. AI 알고리즘: 실시간 3D 스켈레톤을 합성해 “패스 시점 + 최후방 수비수”를 즉각 계산, 오프사이드 여부를 0.5초 안에 서버로 반환한다. VAR 검수: 자동 플래그가 뜨면 VAR실이 짧은 리플레이를 재확인 후 주심에게 확정 결과를 전달한다. 이 과정 덕분에 판정 평균 소요 시간은 30초 단축될 것으로 FA는 설명한다.  프리미어리그 역시 2025-26 시즌 가동을 목표로 올봄부터 ‘비공개 매치데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3. 레프캠 ― “심판의 눈”을 생중계하다

IFAB가 2022년 아마추어 리그 실험으로 출발한 바디캠 파일럿은 3년 만에 FIFA 월드 이벤트까지 진격했다. 클럽 월드컵에서 채택된 장치는 무게 55g, 1080p 60fps로 주심 가슴 중앙에 장착된다. 다음 세 가지 상황에서 라이브·딜레이 중계를 병행한다. VAR 리뷰 중: 관중석 대형 스크린·중계 화면에 ‘주심 시점 슬로모션’이 함께 뜬다. 선수·코치 항의 장면: 욕설·접촉 여부를 실시간 증거로 제공해 억지 항의를 억제한다. 득점 직후: 골 라인 근접 샷을 팬에게 전달해 현장 몰입감을 높인다. FIFA는 “편집 없는 원본 영상 일부를 SNS 클립으로 즉시 배포”해 젊은 팬층의 바이럴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4. 기대 효과 ― 속도·투명성·몰입감 3마리 토끼?

결정 속도: SAOT는 ‘가장 복잡한 판정’으로 꼽히는 밀리미터 단위 오프사이드를 자동화해 경기 흐름을 살린다. 카메라-공 센서-AI 삼중 체크 덕에 평균 30~31초 단축 수치가 반복 검증됐다. 판정 신뢰도: 레프캠은 “무슨 대화를 나누고 무슨 화면을 봤는지”를 팬이 직접 확인하게 한다. VAR이 ‘검은 상자’라는 비판이 처음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콘텐츠 파생: OTT·SNS용 숏폼 하이라이트를 즉석에서 생산, 방송국이 새 광고 슬롯을 팔 수 있다. Inside World Football은 “새 오프사이드 그래픽+레프 POV는 스폰서 노출 가치를 12 % 이상 끌어올린다”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공개했다.

5. 걸림돌 ― 비용·프라이버시·기술 실패

인프라 비용: 4K 카메라·광섬유 네트워크·센서 볼 도입비는 구장당 수백만 달러. 중소 리그는 결국 ‘VAR 스튜디오 공동 구매’나 FIFA 보조금에 의존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 레프캠에 잡힌 선수·코치·관중의 음성·얼굴이 민감 데이터로 분류될 수 있다. EU GDPR·한국 개인정보보호법 모두 “명시적 동의 또는 블러링”을 요구한다. 기술 오류 리스크: FA컵 데뷔전처럼 시스템이 다운되면 오히려 기존 VAR보다 더 긴 혼란이 생긴다. 실제로 2024-25 FA컵 4라운드에서는 기기 교체 지연이 8분 당시 판정 지연의 원인이었다. 

6. 로드맵 ― 어디까지 퍼질까?

2025 클럽 월드컵 (6-7월, 미국): 완전 라이브 테스트. 성공 시 2026 북중미 월드컵 전 경기 적용 목표. 프리미어리그 2025-26: 10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정식 도입 예정. UEFA 챔피언스리그 2026-27: 이미 ‘세미 스탠다드’지만, 바디캠은 아직 검토 단계. K리그·A-리그: 2026년을 목표로 IFAB와 협의 중. 호주에서는 이미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RefCam 베타가 진행됐다. 

7. 팬·선수·심판의 온도 차

팬: “심판 POV를 보는 순간, 축구가 e-스포츠처럼 변했다”는 호평부터 “과잉 정보는 경기 몰입을 해친다”는 피로감까지 의견이 양분된다. 선수: 일부는 “항의 장면이 생중계돼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이라 우려한다. 반면 리버풀 수비수 반 다이크는 “오히려 판정 납득이 빨라질 것”이라 긍정 평가. 심판: 체중 55g 카메라가 부담은 적지만, 주심은 사생활 침해·악플 노출 증가를 걱정한다. 국제심판연맹(IFAB 자문)은 “익명 악성 댓글 모니터링 시스템을 병행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8. 결론 ― 기술이 축구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까?

레프캠과 SAOT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투명성”을 목표로 한다. 만약 클럽 월드컵에서 속도·정확도·콘텐츠 가치를 모두 증명한다면, 2026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매끄러운 판정 시스템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술 오작동·비용·프라이버시라는 역풍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VAR 불신’의 진화형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축구 미래는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많은 시선 속에서 완성된다. 6월 미국 전역을 달구게 될 또 하나의 승부는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이 아닌 ‘검은 주심복’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